다시 한번 '책쓰기' 서적을 읽다
'내 이름으로 된 책 한권을 써야겠다'는 꿈은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주제로 써야 할지부터 막막하고, 글재주가 남들보다 뛰어난 것 같지도 않기 때문이죠. 결국 시간이 부족하고, 아는 것이 남들보다 많지 않다는 자기합리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리고, '책 쓰기 안해도 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쓰기'를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올려두었지만 시작도 못했죠. 책쓰기 관련 책만 십수권 읽으면서 마음의 준비(?)만 수년째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이해사님의 <걷다 느끼다 쓰다>란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감성적인 제목이 맘에 들었고, 부제 또한 명쾌했습니다.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글쓰기 수업'. 일반인을 위한 글쓰기 수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직장인을 위한 '책쓰기' 기본서
이해사님의 <걷다 느끼다 쓰다>는 평범한 직장인이 작가가 되는 과정에서 고민하고 실천했던 책쓰기 노하우를 기록한 책입니다. 목차는 6개의 대주제 66개의 꼭지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1부 왜 책을 써야 할까?
- 2부 책을 쓰려면 '뽀모도로' 시간관리법을 활용하라!
- 3부 베스트셀러의 조건을 파악하라
- 4부 책 쓰기, 과연 어떻게 할까?
- 5부 책 쓰기 비법 15가지 단계
- 6부 쓰기가 어렵다구요?
일반적인 책쓰기 도서와 비슷한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쓰기에 대한 동기부여를 제공한 뒤 이어서 책쓰기를 조금씩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특히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이 꾸준하게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하루 1시간, 뽀모도로 방법을 활용하라고 조언해주는데요. 이 방법을 쓰면 한 달에 책 한 권을 거뜬히 낼 수 있다고 합니다.
뽀모도로는 학습이나 업무할 때도 유용한 시간관리법입니다. 25분 집중하고 5분 휴식하는 방법인데, 50분 집중, 10분 휴식을 두덩이로 나눈 거죠. 저도 TICKTICK의 뽀모도로 기능을 활용해서 업무를 수행하곤 하는데요. 저자는 글쓰기에 꼭 적용하라고 합니다. 뽀모도로가 글쓰기에 도움을 줄거라는 저자의 말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요.
다작을 하다보면 명작이 나온다는 저자의 믿음
저자 이해사님은 뽀모도로를 이용해 한달에 한 권의 초고를 만들면서 다작작가를 꿈꾸는 사람입니다. 나카타니 아키히로라는 일본 작가를 롤모델로 삼고 있는데 이 분은 1년에 50권을 출간한다고 합니다. 1주일에 한 권씩 책을 쓴다는 건데 놀라운 사람이네요.
결국 이해사님은 다작을 하다보면 그 중에 명작이 나온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고, 그런 믿음을 다음과 같이 비유하고 있습니다.
어느 구름에 비가 들어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다작이 좋다 나쁘다를 따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걷다 느끼다 쓰다>는 다작을 염두에 둔 글쓰기 노하우 책입니다. 때문에 뽀모도로를 이용한 기법을 설명하고 있고, 다른 책들의 뼈대를 빠르게 분석하고 내것화하라고 합니다. 한번에 잘 쓸 생각을 버리고 서툴러도 일단 써내려가라고 하죠.
다작을 염두에 두지 않은 독자라고 하더라도 이 책을 읽다보면 ''책 한권을 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 정도 해소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죠.
이 책에서 건져낸 나만의 실천항목
책 한 권의 모든 내용이 좋을 수 없습니다. 작가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고, 오타 하나에 실망하기도 합니다. 반복되는 문장과 내용을 접하노라면 '과연 이 책은 저자와 출판사의 퇴고를 거친 것인가?'라는 한심한 생각도 들지요. <걷다 느끼다 쓰다>의 책 구성은 (제 생각에는) 완벽한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허술하죠. 같은 내용이 지나치게 반복되고, 인용하는 책들도 대여섯권에 불과합니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은 한 달만에 저술된 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미 내성적인 건물주님의 <저는 이 독서법으로 연봉 3억이 되었습니다>를 읽은 사람이므로, 반드시 실천할 나만의 항목을 <걷다 느끼다 쓰다>에서 찾아보려 노력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 어떤 책인지 예상하고 목차, 앞부분을 보면서 책 구성을 파악하기
책 분석 작업을 꾸준히 하다보면 책을 보는 눈이 생긴다는 게 저자의 지론입니다. 저도 100% 공감합니다. 저는 책을 고를 때 서문, 목차를 봅니다. 그렇게 고른 책임에도 선택한 책 중 절반은 아쉬울 때가 있죠. 그럼에도 책 분석 작업은 책쓰기에 분명 도움이 됩니다. 모든 일은 모방에서 시작하니까요.
글감을 놓치지 않고 메모하기
저자는 인생을 살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수많은 경험과 간접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고 그에 맞는 책 쓰기 재료를 모아야 한다고 합니다. 이 말 역시 십분 공감합니다. 다만 나에게 최적화된 방법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을 캐치하는 훈련도 아직은 부족한 것 같구요. 하지만, 반복적으로 수행하다보면 습관이 형성되고 체득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읽어볼만한 책인가?
<걷다 느끼다 쓰다>는 책은 읽을 만한 책인가요? 제 답변은 '그렇다'입니다. 10점 만점에 9점 이상 별점을 줄만한 책은 아니지만,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보면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은 3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 읽기 쉽습니다. 완독하는데 2시간 정도 걸립니다.
- 반복되는 내용이 거슬릴 수 있지만 주제가 명확합니다
- 실천 방법이 어렵지 않습니다
책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고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겁니다. 이런 결심이 책쓰기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지면 더욱 좋겠지요.
물론 자잘한 단점이 있습니다.
- 내용 반복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 인용하는 책이 제한적입니다.
'책 한권을 쓰려면 관련 도서 100권을 읽어야 한다', '초고 작업 이후 반복적인 퇴고를 거쳐야 한다'는 저자의 가르침으로 스스로에게는 다소 소홀했나 봅니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만합니다.
책 한권을 쓰면 작가라는 새로운 타이틀이 생긴다고 합니다. 저도 꼭 달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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