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일까? 자기계발서일까?
<천 원을 경영하라> 제목에서부터 균일가 다이소가 떠오릅니다. 표지도 다이소 BI를 사용한 게 눈에 띕니다. 다만 다이소 창업주 박정부 회장의 얼굴은 표지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저는 이 책이 발간되고 한 5개월 지나서 읽은 것 같아요. 성공한 창업가의 자서전 정도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러다 밀리의 서재로 정찰하다가 책 내용에 흠뻑 빠져버렸습니다.
이 책은 박정부 회장의 끝나지 않은 도전기를 담은 에세이지만, 독자에게는 자기계발서로 다가옵니다.
국민가게 다이소
이 책을 읽고 그동안 가졌던 오해(?)가 모두 해소되었습니다. 저는 일본의 다이소샵이 한국에 진출한 것으로 생각했었거든요.
일본 기업이 진출해서 만든 회사인가?
-> 아니다. 일본 다이소산교에서 지분투자를 했지만 대주주는 한일맨파워라는 국내기업이고, 한일맨파워도 박정주 회장 회사다
일본의 천엔샵을 따라서 만든 건가?
-> 일본을 벤치마킹한 것은 사실 같지만, 무역과 유통의 기본기는 아성다이소가 압도적이다. 국내 균일가 유통구조와 품질 체계를 개척한 유일한 국내기업이고, 지금은 중국시장에서 일본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중국산이나 저가제품을 가져다가 파는 것 아닌가?
-> 전혀 사실이 아니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제품 하나하나 모두 MD와 QA 손을 거쳐서 전시대에 오르고 있었다. 판가를 1,000원으로 정하고 원가를 그 밑으로 맞추려는 노력들이 숨겨져 있었다.
책을 읽기 전까지 다이소가 그냥 그런 기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기업은 경쟁사와 경쟁제품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이소는 경쟁사가 떠오르지 않아요.
다이소 1호점이 1997년이었으니 25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패스트 팔로어조차 없네요.
대단한 기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의 줄거리
이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프롤로그, 에필로그를 제외하면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프롤로그 천 원을 경영하면 3조를 경영할 수 있다
Part 1. 열정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Part 2. 본질만 남기고 다 버려라
Part 3. 천 원짜리 품질은 없다
에필로그 고민하는 집요함이 운명과 세상을 바꾼다
Part 1에서는 박정부 회장이 첫 직장을 그만두고 일본 무역을 시작하게 된 배경, 이 과정에서 다이소를 만들게 된 과정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Part 2는 본격적으로 다이소가 매출 3조 원으로 성장하면서 겪었던 여러 에피소드를 담고 있고요.
마지막 Part 3에서는 박정부 회장의 소신, 다이소의 핵심가치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276페이지로 그렇게 두꺼운 책은 아닙니다. 정독하더라도 5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어요.
<천 원을 경영하라> 역시 필사할 내용이 많았어요. 굿노트에 3페이지 반정도 적었네요.
주옥같은 글이 많지만, 몇 개만 소개해 봅니다.
당설전정이라는 말이 있다. 눈을 퍼담아 우물을 메운다는 뜻이다. 끝없는 반복과 노력으로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모습을 표현하는 말로 쓰인다. 눈이 내리는 날 바닥에 새겨진 글씨를 본 적이 있는가? 눈이 쌓아는 중에도 그 글씨를 읽으려면 눈 위에 글자를 되풀이해 새겨 넣어야 한다.
바닷가재는 성장 과정에서 몸이 커지면 껍질을 벗는다. 이때 껍질을 벗지 않으면 단단한 껍질 속에 갇혀 일찍 죽게 되기 때문이다
대나무는 쓰러지지 않기 위해 마디를 만든다. 대나무에게 마디는 상처이고 시련이고 좌절이겠지만 그 마디가 곧 성장을 지속시켜주기도 한다.
읽어볼 만한 책인가?
저는 주변분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도 <천 원을 경영하라>를 읽다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할 거예요.
밀리의 서재에 등록된 리뷰 몇 개로 마무리하겠습니다.
- 박정부 회장님 멘토로 삼기로 했다
- 시장의 편견을 시간 하나만을 보고 기다리신 분
- 읽는 내내 다이소에 가고 싶어졌다
이 책은 밀리의 서재, SAM, 윌라에도 등록되어 있습니다. 꼭 한 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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